2010년 6월 23일

월드컵 경기를 보고

어제 밤 거의 11시에 잠이 들었다. 야근을 하고 돌아와 씻고 성경을 조금 읽고 누운 시각이다. 오늘 새벽 나이지리아와의 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평소에 K리그도 사랑해야 월드컵에서도 잘 하는 건데 아직까지는 월드컵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새벽잠을 뿌리치고 일어나서 경기를 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성공했다. 알람이 울리고 눈을 떴지만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일어나 소파에 앉아 TV를 켜니 정신이 들었고 차분히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리스전과 같은 상황을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주축 선수 몇이 빠진 나이지리아지만 잘했다. 만약 다 나왔다면 어찌 됐을까....?


쉽사리 풀리지 않던 경기가 나이지리아의 선제골로 더 어려워졌다. 다행히 그리스전과 같은 세트 피스에서 같은 형태의 골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었고 맘 고생 심한 박주영의 프리킥 골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하지만 교체되어 들어온 김남일의 반칙에 페널티골을 헌납하며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아르헨티나가 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한다는 걸 알았지만 혹시나 골을 먹을까봐 전전긍긍했다.


결국 끝까지 잘 버텨 2-2 무승부로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원정 16강 진출만으로도 한 획을 그은 것이지만 승리하여 올라가지 못하고 비겨서 올라갔다는 것과 지금 상태로라면 16강에서 우루과이에 깨지는 게 확실해 보인다는 것 때문에 많이 기쁘진 않았다. 이게 사람의 욕심일까? 16강에 올라가는 게 목표였는데 그게 달성되고나니 그것으론 만족하지 않고 마치 목표가 더 높았던 것처럼 기대치도 쑥 올라가 버려서 목표 달성의 성과를 작은 것으로 여겨 버린다.


다시 잠을 자기에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조금 일찍 출근했다. 역시나 힘든 하루다. 9시가 되면서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집중이 안되고 졸립다. 오늘 하루 힘들겠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 목표한 바를 이룬 우리 대표팀들처럼.